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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정주행 이유, 책임에 대한 충돌과 가족의 상처, 능력 충돌의 시각적 즐거움

by softnote9 2025. 8. 7.

정주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MCU 페이즈 3의 시작이지만, 사실상 페이즈 2에서 이어진 감정의 정리이자, 향후 시리즈의 중심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점이었다.

다시 이 작품을 정주행하게 된 이유는 명확했다. 그동안 점점 쌓여온 이견과 상처,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책임’을 이해해온 두 영웅이 마침내 정면으로 충돌하게 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사건 자체보다, 그 속에 담긴 감정의 무게와 철학적 질문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과연 영웅은 누구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책임이라는 질문, 두 영웅의 상반된 대답

시빌 워의 가장 큰 축은 ‘책임’에 대한 철학적 충돌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윈터 솔져》에서의 쉴드 붕괴 이후 권력과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따라서 히어로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반면 아이언맨은 울트론 사태를 통해 자신의 무모함이 수많은 희생을 낳았다는 자책에 빠진다. 그는 외부의 통제를 통해 스스로를 제어해야 한다고 믿게 되고, 이를 위해 정부의 감독 아래 놓이자는 소코비아 협정에 동의한다.

두 사람은 모두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행동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이 상반된 책임감이 결국 같은 팀의 두 리더를 대립하게 만든다.

감정의 균열, 버키와 스타크의 상처

이성적인 충돌만으로는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이 영화가 감정적으로 극에 달하는 이유는, 각자의 내면에 자리 잡은 깊은 상처가 결국 충돌하기 때문이다.

버키는 캡틴에게는 과거를 공유하는 마지막 사람이자, 자신이 속해 있던 시간과 정체성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그는 캡틴에게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이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남아 있다.

반면 토니에게는 부모를 잃은 상처가 있었다. 그는 평생 그 상처 속에서 살아왔고, 그 비극이 자신의 현재를 형성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의 가해자가 다름 아닌 버키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모든 이성적인 합의는 무너진다.

이 장면은 논리나 정의가 통하지 않는 인간적인 충돌의 순간을 보여준다. 복수와 보호, 그 둘 사이에서 어떤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은 관객 각자의 윤리와 감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수많은 영웅들, 능력 충돌의 시각적 완성도

《시빌 워》는 일종의 어벤져스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충돌한다. 스파이더맨과 블랙 팬서가 처음 등장하며, 기존 캐릭터들과 섞여 새로운 조합을 보여준다.

공항 전투 장면은 그 자체로 시리즈의 상징적 장면이다. 각자의 능력과 스타일, 성격이 반영된 전투는 단순한 파괴가 아닌 ‘표현’으로 기능한다.

앤트맨의 거대화, 스파이더맨의 유쾌한 개입, 팔콘과 워머신의 공중전 등은 그 자체로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이들이 단순한 힘 싸움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입장’을 대변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충돌 장면에 의미를 더한다.

이런 전투는 액션 이상의 드라마로 작용하며, MCU가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서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임을 보여준다.

감정의 파국, 그리고 진짜 갈라짐

결국 영화는 화해나 이해가 아닌, 결별로 끝이 난다. 캡틴은 방패를 내려놓고 떠나고, 토니는 상처를 안고 남는다.

그들은 더 이상 팀이 아니다. 이는 이후 《인피니티 워》로 이어지는 분열의 시작이자, MCU 전체에 감정적 깊이를 부여하는 핵심 지점이었다.

이 결말은 관객에게도 찝찝함을 남긴다. 하지만 바로 그 찝찝함이야말로, 《시빌 워》가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는 증거다. 정의가 둘일 수 없음을 보여준 이 영화는, MCU의 한 축을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바꾸어 놓았다.

한 줄 평과 별점

한 줄 평: 책임이라는 이름의 갈등과, 감정의 파국 속에서 무너지는 팀의 초상.

별점: ★★★★☆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