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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비전 정주행 이유, 비전 상실 이후의 선택, 잘못된 행복의 추구, 드라마적 매력, MCU 서사 확장

by softnote9 2025. 8. 10.

정주행의 배경과 작품의 위치

《원다비전》은 MCU 페이즈 4의 첫 번째 작품이자, 엔드게임 이후의 세계를 새롭게 여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극장 영화가 아닌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로 MCU가 문을 연 이유는 분명하다. 인물의 감정선을 충분히 쌓고, 세계관을 천천히 확장하기 위해서는 2시간 남짓의 영화보다 장편 드라마 형식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정주행을 다시 하게 된 이유는 단순한 스토리 복습이 아니다. 처음 볼 때는 액션과 반전 위주로만 따라갔던 이야기를, 이번에는 인물의 심리 변화와 연출의 숨은 의도를 깊이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원다비전》은 단순히 완다의 개인 서사가 아니라, MCU 전체에서 ‘마법’과 ‘현실 왜곡’이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멀티버스 사가의 기반이 되는 설정들이 은밀하게 깔려 있어, 페이즈 4 이후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꼭 봐야 하는 필수작이기도 하다.

완다비전
완다비전

저주스러운 삶과 비전의 상실

완다 막시모프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불행으로 점철됐다. 고향 소코비아에서 전쟁으로 부모를 잃었고, 청년 시절에는 유일한 가족이던 쌍둥이 오빠 피에트로를 잃었다. 이후 어벤져스로 합류하면서 잠시나마 안정을 찾았지만, 타노스와의 전투에서 사랑하는 연인 비전을 직접 파괴해야 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 모든 상실이 한 사람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균열을 남기는지, 《원다비전》은 세밀하게 보여준다.

완다는 미국 뉴저지의 소도시 ‘서부뷰’를 통째로 장악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어냈다. 비전과 결혼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 이 평범하고도 절실한 소망이 그녀를 폭력적인 선택으로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다의 ‘시트콤 세계’ 속 인물로 살아야 했다.

드라마만이 줄 수 있는 매력

이야기는 흑백 화면의 1950년대 시트콤 스타일로 시작해,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의 미국 시트콤 스타일을 차례로 오마주한다. 이 독특한 형식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완다가 어린 시절 TV로 보았던 이상적인 가정의 이미지를 재현한 것이다. 시트콤 특유의 웃음 뒤에는 현실을 부정하려는 완다의 심리와, 그녀가 붙잡고 싶은 행복의 잔상이 숨어 있다.

또한 드라마 형식 덕분에 완다의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이상적이고 평화로웠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완다의 불안과 현실의 균열이 서서히 드러난다. 마지막 회에 이르러 완다가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그 감정은 영화보다 훨씬 깊이 와닿는다.

잘못된 행복과 그 대가

《원다비전》의 핵심 질문은 “사랑하는 이를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대가로 무엇을 감수하겠는가?”이다. 완다는 마을 주민들의 자유를 빼앗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자신의 세계를 유지했다. 그 세계 안에서만큼은 그녀는 비전과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고, 과거의 상처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결말에서 완다는 스스로 마법을 풀고, 가족과 다시 이별하는 길을 택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행복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선택은 완다를 단순한 악역이나 피해자가 아닌, 성장하는 인물로 만들어준다.

MCU 서사 속 위치

《원다비전》은 멀티버스 서사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완다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하는 장면은 앞으로 그녀가 MCU 세계관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예고한다. 또한 아가사 하크니스라는 새로운 마법사 캐릭터를 도입해, 마법 세계의 확장을 알렸다.

총평

《원다비전》은 액션 위주의 히어로물에 익숙한 관객에게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MCU 세계관 확장과 동시에, 상실과 부정, 집착이라는 무거운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룬다. 완다의 선택이 잘못임을 알면서도, 그녀의 슬픔과 절박함에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등급: A

한 줄 평: 상실과 집착이 만든 가짜 행복, 그러나 그 속에서도 성장하는 완다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