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MCU 페이즈 2의 중심에 놓인 작품이자,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의 관계 변화와 새로운 세계관 확장을 동시에 다룬 영화다.
정주행을 통해 다시 이 작품을 보게 된 이유는 겉으로는 화려한 액션과 캐릭터 쇼케이스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이후 《시빌 워》, 《인피니티 워》에까지 이어지는 감정과 갈등의 시작점이 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울트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은 MCU 내내 반복되는 ‘오만과 반성’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토니 스타크의 실수, 그리고 시작된 균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토니가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방패’라는 명목으로 울트론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시작한 것이다. 그는 외계의 위협을 다시 마주할까 두려워했고, 그 두려움은 결국 불완전한 인공지능 창조로 이어진다.
이 실수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똑똑했고,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경험했으며, 누구보다도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혼자’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는 도시 하나를 하늘로 띄우는 대재앙으로 이어진다.
이 장면은 단순한 액션을 넘어선다.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우리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니와 캡틴 사이의 철학적 균열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훗날 《시빌 워》에서 폭발하는 갈등의 시작점이다.
한층 강화된 전투 연출과 팀워크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전투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오프닝부터 설계된 집단 전투, 쉴드에서 강탈한 로키의 창과 관련된 작전, 최후의 도시 공중전까지 각 캐릭터의 능력이 유기적으로 활용된다.
특히 팀 전투 시 훈련된 듯한 콤비네이션이 돋보인다. 토르의 번개와 아이언맨의 리펄서 빔을 조합하거나, 캡틴의 방패를 활용한 반사 공격 등이 단순히 멋진 장면을 넘어서 이들이 오랜 시간 함께 싸워온 팀이라는 인식을 준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개별 전투뿐 아니라 ‘시민 구조’와 같은 비전투적인 임무에도 집중한다. 이 점은 이후 마블 영화들이 ‘영웅의 책임’을 더욱 진지하게 다루게 되는 흐름의 전조로 읽힌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세계관 확장
이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은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었다. 스칼렛 위치(완다), 퀵실버(피에트로), 그리고 비전. 이들은 단순히 전투력 강화를 위한 캐릭터가 아니라 이후 MCU를 감정적으로, 철학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특히 완다는 감정의 복잡함과 능력의 위험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이후 《완다비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감정 서사의 시발점이 된다.
비전의 탄생은 단순한 인공지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자비스와 울트론, 그리고 마인드 스톤이 결합된 존재로서 인류와 기계, 감정과 논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이며, 앞으로 등장할 인피니티 스톤 중심 서사에도 핵심으로 연결된다.
커지는 기대감, 그리고 다가오는 분열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명백히 다음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개별 서사가 수렴되기보다는 앞으로 더 많은 분기점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이 안에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뿐 아니라, 마블의 세계관이 단순한 히어로 대 악당의 구도가 아니라 정치, 외교, 철학, 감정 등 더욱 복잡하고 현실적인 갈등을 담아내기 위한 준비가 담겨 있다.
토니와 캡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방식의 책임’을 실천했고, 그 차이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진다. 이 작품이 남긴 여운은 단순히 “다음 영화가 궁금하다”가 아니라, “이제 이들이 진짜로 부딪힐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확신이었다.
한 줄 평과 별점
한 줄 평: 화려한 팀워크 속에서 시작된 갈등의 싹, 그리고 커지는 세계관의 중간 보고서.
별점: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