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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스 본부 공간 색채 동선

by softnote9 2025. 9. 2.

공간 배치와 캠퍼스 구조

본부는 뉴욕 타워를 떠나 호수와 잔디를 끼고 놓인 저층 캠퍼스다. 높은 탑 대신 길게 뻗은 동들이 서로 비켜 서며 수평선이 먼저 보인다. 로비·브리핑·연구동이 한 줄로 이어지고, 외곽에는 격납고와 활주로가 따로 물려 있다. ‘보여 주는 상징’에서 ‘일을 처리하는 자리’로 무게가 이동한 셈이다. 야외로 나오면 호수와 잔디가 장면의 톤을 누그러뜨려 대화·훈련 같은 일상이 먼저 읽힌다.

어벤져스 본부 컨셉 아트
어벤져스 본부 컨셉 아트

색채 팔레트와 유리의 역할

기본 팔레트는 회색·베이지·올리브에 가깝다. 넓은 유리가 바깥의 푸른 수면과 녹색을 끌어들여 실내 색이 단조로워지지 않는다. 회의실은 반사가 적은 주광색으로 시선을 평평하게 만들고, 라운지는 색온도를 낮춰 얼굴빛을 차분하게 잡는다. 격납고·활주로는 균일한 백색광에 저채도 노랑 라인만 남겨 정보 과부하를 피한다. 밤 장면에서는 실내 조명이 유리 너머로 번져 ‘폐쇄된 요새’보다 ‘보이는 연구소’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재료와 운영의 흔적

외피는 노출 콘크리트·무광 금속·대형 유리로 정리됐다. 콘크리트는 과한 요철을 피해 화면이 요란해지지 않게 하고, 금속은 번쩍임을 눌러 장면의 대비를 단정하게 유지한다. 바닥은 내마모 재질이라 동선이 겹치는 자리만 미세한 색차가 남는다. 이런 흔적이 ‘업무가 매일 굴러간다’는 감각을 만든다. 실내는 이동형 보드와 모니터 레일이 촘촘해 팀 구성이 바뀌면 배치도 바로 갈아탄다. 과시보다 운용이 앞선 공간이라 할 만하다.

동선: 격납고·브리핑·생활

이야기는 세 줄기의 동선이 만날 때 힘을 얻는다. 첫째, 격납고–활주로–정비동으로 이어지는 작전 동선이다. 경보음과 함께 거대한 문이 열리면 화면이 수평으로 확장되어 ‘회의에서 실행으로’ 단계가 바뀌었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둘째, 로비–브리핑–연구동으로 이어지는 계획 동선이다. 직선 복도와 투명 파티션 덕분에 카메라가 고정돼도 이동 방향이 또렷하게 읽힌다. 셋째, 숙소–라운지–훈련장으로 이어지는 생활 동선이다. 우연히 섞인 대화가 곧 훈련이나 브리핑으로 연결되도록 리듬이 짜여 있다.

파괴 시퀀스에서는 이 구성이 거꾸로 작동한다. 잔디·유리·낮은 매스가 한 번에 충격을 받으며 ‘개방성’이 ‘취약성’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평면 배치가 단순해 탈출과 구조의 길은 오히려 선명해진다. 약점이 위기 장면의 명료함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상징: 집과 기지 사이

본부의 상징은 대비에 가깝다. 호수와 콘크리트, 투명과 기밀, 식탁의 소음과 활주로의 제트음이 한 프레임에 공존한다. 회의 뒤 호숫가에 서 있는 짧은 정적은 ‘함께 사는 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고, 곧 들려오는 출격 준비음은 그 집이 언제든 전장으로 접히는 공간임을 상기시킨다. 아이언맨의 타워가 개인을 상징했다면, 이곳은 선택을 공유하는 무대에 가깝다.

정리

어벤저스 본부는 ‘보여 주는 탑’에서 ‘일하는 마당’으로 옮겨간 결과물이다. 수평 매스, 절제된 회색 팔레트, 유리의 투명도, 작전·계획·생활로 나뉜 동선, 자연/기지의 대비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누군가 결심하면 호수를 등지고 복도로 걸어 들어가고, 임무가 시작되면 격납고의 문을 지나 하늘로 나간다. 공간이 선택을 밀고, 선택이 다시 공간의 의미를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