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MCU 속에서 새롭게 자리 잡은 ‘마블식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알리는 영화다. 이전 소니 단독 세계관에서의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아이언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MCU의 서사와 긴밀하게 연결된 첫 번째 피터 파커의 이야기다.
마블 정주행을 하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 ‘새로운 시작’의 감정 때문이다.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고독한 영웅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홈커밍》은 아직 어리숙하고 의존적인 소년이 진정한 책임을 자각하며 한 발짝 나아가는 이야기다.
특히 토니 스타크와의 관계는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MCU 전체에서의 스파이더맨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마블식 스파이더맨의 탄생
《홈커밍》은 기존의 소니 스파이더맨 분위기와는 결을 달리한다. 고등학생 피터 파커의 일상은 더 유쾌하고, 더 가볍고, 더 현실적이다. 뉴욕의 거리 대신 학교 복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 학업과 히어로 활동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이전 스파이더맨과는 다른 결을 만든다.
히어로로서의 무게보다, 청소년으로서의 고민과 열망이 중심에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피터 파커의 여정은 더 공감된다. 그는 세상을 구하려는 영웅이기보다는 ‘자신의 주변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소년’에서 출발한다.
마블은 이 과정을 지나치게 영웅적으로 포장하지 않고, 실패와 허점을 통해 성장을 보여준다. 그 결과, 관객은 이 캐릭터를 가장 ‘현실적인 히어로’로 받아들이게 된다.
토니 스타크의 조언과 자각의 순간
피터는 영화 내내 ‘슈트’에 집착한다. 아이언맨이 만들어준 슈트는 그에게 힘이자 자존심이고, 그 슈트를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는 그에게 중요한 말을 남긴다. “슈트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면, 슈트를 가질 자격도 없다.” 이 대사는 피터에게만이 아니라, 관객에게도 강한 울림을 준다.
그 이후 피터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빌런 벌처에 맞서고, 사람들을 구하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스스로 증명해낸다. 그는 더 이상 스타크의 그림자 속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히어로가 된다.
스파이더맨 특유의 시원한 액션과 귀환의 의미
《홈커밍》의 액션은 마블 영화 중에서도 가장 가볍고 빠르다. 건물 벽을 기어오르고, 좁은 공간을 종횡무진하며 싸우는 스파이더맨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 있다.
기차, 엘리베이터, 해상선, 고층 빌딩 등 다양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피터 파커의 능력과 재치를 극대화한다. 특히, 추락하는 페리선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은 스케일과 감정이 모두 어우러진 명장면이다.
한편 ‘홈커밍’이라는 부제는 단순한 학교 행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니에서 마블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의 귀환, 그리고 그 귀환이 어떻게 MCU에 녹아드는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피터가 어벤져스에 합류할 기회를 거절하는 마지막 선택은 그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강조하며, 이 영화가 단지 ‘스타크의 제자’가 아닌 ‘자기만의 영웅’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였음을 정리한다.
진정한 영웅에 한 걸음 다가서다
피터 파커는 여전히 완성된 영웅이 아니다. 그는 실수하고, 감정에 휘둘리고, 주변 어른들의 말에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어떤 선택이 옳은지를 고민한다.
그 고민의 결과가 ‘어벤져스 합류 거절’이라는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그는 이미 영웅의 기준에 다가섰다고 볼 수 있다. 책임을 피하지 않되, 성장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은 MCU 내에서의 피터 파커만의 미덕이다.
한 줄 평과 별점
한 줄 평: 소년이 영웅이 되기까지, 마블식 스파이더맨은 한 걸음씩 천천히 성장해 나간다.
별점: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