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스타일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2018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슈퍼히어로 장르에 새로운 전환점을 남겼다. 기존의 실사 위주 영화와 달리, 만화책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듯한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이 특징이다. 프레임마다 색감을 점묘법처럼 처리하고, 의도적으로 프레임 속 자막과 효과음을 삽입하면서 관객은 마치 한 권의 만화를 넘기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단순히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가 만화적 기원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존중하는 방식이었다.
다중 우주와 마일스 모랄레스
이 작품의 중심에는 다중 우주 설정과 새로운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가 있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구조는,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마일스 모랄레스는 혼혈 청소년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기존의 피터 파커 서사를 단순히 반복하지 않고, 전혀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마지막에 자신만의 슈트를 입고 빌딩 숲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음을 선언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스파이더맨의 상징성과 계승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은 특정 인물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다양한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을 한자리에 모아, 책임과 용기가 있다면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영웅담을 넘어선다. 힘을 얻는 순간이 아니라, 힘을 어떻게 쓰느냐가 영웅을 정의한다는 원작의 핵심 정신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마일스가 마침내 자신을 인정하고 세계를 지키는 선택을 하는 과정은, 스파이더맨이라는 상징이 세대와 인종을 넘어 계승되는 순간이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팀 서사
영화에는 마일스 외에도 다채로운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한다. 스파이더 그웬, 스파이더맨 누아르, 페니 파커, 스파이더 햄은 각자의 차원에서 온 독특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며, 모두 마일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 기능했다.
이들의 팀 서사는 단순히 힘을 합친다는 차원을 넘어 다양성과 협력의 의미를 강조한다. 배경도, 성격도, 능력도 다른 인물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면서, 관객은 차이를 존중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애니메이션 만듦새와 연출의 완성도
이 영화의 진정한 강점은 애니메이션 완성도에서 드러난다. 액션 장면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움직임 하나하나에 개성을 담아냈다. 마일스는 아직 미숙한 영웅답게 어설픈 동작을 보이다가, 성장 후에는 유연하고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변한다. 이러한 액션의 변화는 캐릭터의 성장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연출 역시 참신했다.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프레임 속도를 일부러 조정하거나, 특정 순간에 만화식 칸 나누기를 활용해 장면을 분절시키는 기법은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실험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각 차원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은 저마다 독특한 화풍으로 묘사되며, 하나의 영화 안에 여러 장르의 만화를 함께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여기에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활용한 사운드 연출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이처럼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단순히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형식적 실험을 통해 슈퍼히어로 영화 전체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었다.
총평과 별점
총평하자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스파이더맨 영화사에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장을 열었다. 새로운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의 성장은 감동을 남겼고, 다중 우주라는 설정은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의 보편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적 만듦새가 보여준 시각적 실험과 액션 연출은 슈퍼히어로 장르의 가능성을 넓힌 결정적 계기였다.
한 줄 평 만화적 상상력과 현대적 연출이 결합한 최고의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별점 ★★★★☆ 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