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 이유와 드러난 심각한 한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정주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한 편의 재미를 넘어, 시리즈 전체가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더 마블스는 발매 순서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품이었으며, 후속 전개와 멀티버스 서사의 시작을 알릴 중요한 연결점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마블 영화 중 최저점의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를 억지로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중심을 잃고 개연성이 붕괴되었다. 사건 전개는 빠르게 흘러갔지만 캐릭터의 내적 성장이나 주제 의식은 전혀 탐구되지 않았다. 정주행의 맥락에서 보면 이는 단순히 재미가 부족한 작품이 아니라, 마블 세계관 전체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정적인 전투와 유치한 CG
더 마블스의 액션은 관객에게 긴장감이나 몰입을 주지 못했다. 동작은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정적이었으며, 전투 장면은 유치하게 구성되었다. 여기에 단순한 CG만 덧입혀져 현실감이 떨어졌고, 보는 이에게 진지함보다는 어색함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액션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반복적인 장치로만 느껴졌다.
정주행으로 이어서 본 과거의 마블 영화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인피니티 사가 시기의 전투 장면들은 기술적 한계 속에서도 무게감과 진정성을 전했다. 반면 더 마블스의 연출은 기본적인 긴장조차 형성하지 못했으며, 장면마다 억지스럽고 조악한 인상을 주었다.
캡틴 마블의 책임 부재와 캐릭터의 한계
캡틴 마블은 이번 작품에서 영웅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의 잘못을 직면하거나 반성하기보다는, 상황을 가볍게 넘기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영웅으로서의 무게감과 성숙함을 보여줄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정주행의 관점에서 보면 이 문제는 단순히 연출의 한계가 아니라, 처음부터 캡틴 마블이 가진 캐릭터 설계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강력한 능력만 부여받았을 뿐, 인간적인 서사와 내적 갈등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영화는 이 공백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냈다.
쿠키 영상의 중요성과 관객의 외면
더 마블스의 쿠키 영상은 향후 전개될 멀티버스 사가의 중요한 단서를 남겼다. 그러나 정작 이 장면을 끝까지 지켜본 관객은 많지 않았다. 영화 자체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상당수가 엔딩 크레딧 전에 극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정주행 과정에서 쿠키 영상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였지만, 본편의 부진으로 인해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결국 영화는 관객이 가장 주목해야 할 장면조차 묻히게 만들었다.
닉 퓨리 캐릭터의 개연성 붕괴
닉 퓨리는 오랫동안 마블 세계관을 지탱해온 핵심 인물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서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달랐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리더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맥락 없는 행동과 설득력 부족한 태도로 채워졌다. 이는 단순한 변화를 넘어, 캐릭터의 정체성을 훼손한 것처럼 보였다.
정주행으로 이어서 보니 이 괴리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인피니티 사가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는 찾을 수 없었고, 이해할 수 없는 선택만 남았다. 이는 주요 캐릭터일수록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한 줄 평과 별점
한 줄 평: 정적인 전투와 유치한 연출로 몰입을 잃고, 영웅의 무게와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갈 기회를 놓친 작품이었다.
별점: ★☆☆☆☆ (1.5점)